값진 충전
값진 충전
고송 정종명
덥지도 춥지도 않고
만물이 알찬 결실을 이우는 계절
뒤산 가랑잎 살랑이는 유혹에
훌쩍 길을 나서면 제각각 이야기를
간직한 채 멋스러운 자태 뽐내며 반겨주는 너그러움에 가슴 뭉클
빨리 가야 할 급할 이유 없음에
가슴에 품었던 이야기보따리 풀어 주거니 받거니 걷는 발길
아름다운 풍경이 등을 밀고
눈은 끌어당기니 힘들 일이 없다
시계의 바늘은 오른쪽으로만 돌아야 하듯
나의 일상은 틀에 박인 듯 돌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훌훌 털고 오솔길 터벅 걸음 이게 행복인 것을
도둑처럼 쫓기며 살아온 삶 돌아보니
초라한 낙제의 성적표 받아 허무함
털어 낼 수 있는 산행의 여유
정상 정복의 성취감과 달콤함
즐기는 순간은 삶의 값진 충전.
2020.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