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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을 수 없는 세월

정종명 0 202 0

잡을 수 없는 세월


                           고송 정종명



유별났던 장마도 절기에

힘이 빠져 진기록 남기고 떠난 자리


입추라는 절기 하늘 높이 

흰 구름 둥둥 유랑 길 나서고

고추잠자리 날쌘 비행은 환절을

일러 주고 왕매미 구애의 노래

잔잔히 공간을 채워 낸다

습한 습기에 짓무른 고추밭엔 살아남은 고추 하나둘 붉게 익어

매운 내 풍기며 가을을 환영한다

호박 줄 오랜만에 햇살 받아 축 늘어지고 살랑 되는 바람은 가지를 흔들어 과일의 맛을 올리고

장마 통에 삼복 된 더위도 모르고

지나가 버린 여름의 뒤안길이

씁쓸해지는데...

그냥 가기 아쉬워 불볕이 열기를 뿜어 

막바지 힘을 쏟더니 세월이 초대한 한로의 등장에 오삭한 등골


세상사나 인생사나 자연사 모두

영원한 것도 없고 아픔 또한 잊히더라.


2020.   10.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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