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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정종명 0 204 0

향수


                            고송 정종명



우뚝 선 뒷산과 

우듬지 어깨동무한 앞산이

마주 보고 서서 키를 겨루고 


능선이 길게 발 내린 그림자

허리에 적삼처럼 걸려 있던 

도시의 변방 오지라 누명 쓴 농촌


빈곤이 안개처럼 덮여 있고

헐벗은 아이들 숨바꼭질하던

정이 넘치던 골목이 미로 같았던


맑은 물 굽이굽이 구곡천 휘돌아 

회동 수원지에 들고

물 좋고 땅이 기름져 쌀이 야물어 

밥맛이 좋기로 소문났지만 빈촌 


왔던 길 아니면 

돌아갈 수 없는 외길 막다른 마을


꼬불꼬불 갈치 고개 넘어온 바람 

갈 곳 잃어 맴돌다

거미처럼 거문산 기어오르던 곳


지금은 사통팔달 교통의 요충지

되었지만 명절이 되어도 

고향 찾는 옛 친구 없음이 서글픈

청정의 대명사가 된 내 고향 곰내.


2020.   0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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