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의 울림
풍경의 울림
고송 정종명
허공을 움켜쥔 여린 새 한 마리
묵은 한을 녹여 낸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토굴
삭아 숭숭 구멍 뚫린 추녀에
푸른 히잡을 쓴 여인 같은
작은 종 속을
날아 나와 허공을 메우는
청아한 어린 새의 울음이
가슴에 흐르는 감성이 되어
원시 같은 숲에서 날아와 천년의
한을 녹여 낸 작은 새의 노래
차돌 같은 감방 속에서
농익은 심장의 파장
옅은 바람의 부추김에
깊은 울림의 파도가 되고
창공을 메우는 노래 되어
암흑을 밝히는 빛이 되고
막힌 귀를 여는 법문이 되었네
적막에 갇힌 여인처럼
푸른 때 뒤집어쓴 작은 풍경소리
맑고 밝은 법음 되어 어둠을 걷고.
2020. 0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