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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울림

정종명 0 189 0

풍경의 울림


                           고송 정종명



허공을 움켜쥔 여린 새 한 마리

묵은 한을 녹여 낸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토굴

삭아 숭숭 구멍 뚫린 추녀에

푸른 히잡을 쓴 여인 같은

작은 종 속을

날아 나와 허공을 메우는

청아한 어린 새의 울음이

가슴에 흐르는 감성이 되어


원시 같은 숲에서 날아와 천년의

한을 녹여 낸 작은 새의 노래


차돌 같은 감방 속에서

농익은 심장의 파장

옅은 바람의 부추김에

깊은 울림의 파도가 되고

창공을 메우는 노래 되어

암흑을 밝히는 빛이 되고

막힌 귀를 여는 법문이 되었네


적막에 갇힌 여인처럼

푸른 때 뒤집어쓴 작은 풍경소리

맑고 밝은 법음 되어 어둠을 걷고.


2020.   0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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