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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 서린 감자

정종명 0 206 0

독기 서린 감자


                             고송 정종명 



하루 해가 생고무줄처럼 늘어진

초여름 하지 감자를 캔다


이른 봄날 씨감자의 눈을 따서

밭이랑을 두둑이 치고 시집보낸지

서너 달 만에 둥글둥글 인물이

출중한 자식들 쏟아진다


설익은 경험과 지식에도 

흙은 배신하지 않고 알토란 같은

감자를 선물처럼 내어 주었다


무지렁이 농사꾼 관리 소홀 틈타

햇살 배고 누워 푸르스름 변장술로

독기를 품고 밭으로 돌아갈 꿈꾼다


어렵 사리 거둔 수확 눈요기에 거친

기쁨은 잠깐 마른 침에 목이 멘다.


2020.   0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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