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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송 정종명
뛰어난 실력도 복도 없이
연습 없는 생 도망치듯 달리며
울고 웃은 세월
하얀 화선지 한 장 펼쳐 놓고
서툰 화공의 붓질로 채워간 여백
쉼 없이 바지런히 메꿔낸 삶
어떤 모서 린 어둡고 우중충
쥐 오줌 같은 오염에 얼룩지고
차분히 뜯어본 인생길의 여백엔
달음박질쳐 온 역경이 덧칠된 채
설익은 이야기 쭈글쭈글 채웠다
쫓기듯 거친 삶 펼쳐 논 화폭
경륜의 붓으로 다듬고 채워
후회 없이 여백을 여미고 싶다.
2020. 0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