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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병의 울음

정종명 0 184 0

빈 병의 울음


                            고송 정종명



매일 찾는 농장인데

오늘은 스산한 기분이 든다


하늘은 어둡게 먹구름을 감고

웅성거리고 있다

어디선가 구역질 같은 울음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 않는다


무거운 응어리 풀어 주고 진작 

당신은 가슴 비워 텅 빈 몸


귀 기울여 주시하니

잡동사니 모아둔 고물 더미 쪽

빈속을 모난 바람이 할퀴니

쓰라린 통증에 울고 있다


팔베개한 사내처럼 비스듬히 누워

생바람 심술에 입을 삐죽거린다


얼마나 긴 시간 버려진 채

다시 설 수 없어 꺼억꺼억 운다.


2020.   0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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