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병의 울음
빈 병의 울음
고송 정종명
매일 찾는 농장인데
오늘은 스산한 기분이 든다
하늘은 어둡게 먹구름을 감고
웅성거리고 있다
어디선가 구역질 같은 울음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 않는다
무거운 응어리 풀어 주고 진작
당신은 가슴 비워 텅 빈 몸
귀 기울여 주시하니
잡동사니 모아둔 고물 더미 쪽
빈속을 모난 바람이 할퀴니
쓰라린 통증에 울고 있다
팔베개한 사내처럼 비스듬히 누워
생바람 심술에 입을 삐죽거린다
얼마나 긴 시간 버려진 채
다시 설 수 없어 꺼억꺼억 운다.
2020. 0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