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
만찬
古松 정종명
피죽에 풀뿌리로 연명하던 배고팠던 시절
엊그제 같은데
반세기 초근목피 약으로 챙겨 먹는
변화 앞에 아이러니하다
쌀밥 한 그릇의 호사가 부럽던 가난
한 푼 돈 싸려 上品 내다 팔고 찌꺼기 먹던
깔끄러운 기억, 이젠 수라상 올릴 상품만 먹는 호사를 누리고
봄 내음 물 신한 입맛 돋우는 새순
나물의 만찬
오가피 순 개두릅 순 두릅 순 꺾어
살짝 데쳐 먹는 씁쓰름 한 감치는 식감에
자제하지 못해 배는 만삭이 되고
바지런 떨어 남보다 한발 앞서
먹는 새순 맛에 건강과 행복은 덤.
2020. 0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