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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정종명 0 283 0

만찬


                                  古松 정종명



피죽에 풀뿌리로 연명하던 배고팠던 시절 

엊그제 같은데


반세기 초근목피 약으로 챙겨 먹는

변화 앞에 아이러니하다


쌀밥 한 그릇의 호사가 부럽던 가난

한 푼 돈 싸려 上品 내다 팔고 찌꺼기 먹던 

깔끄러운 기억, 이젠 수라상 올릴 상품만 먹는 호사를 누리고


봄 내음 물 신한 입맛 돋우는 새순

나물의 만찬


오가피 순 개두릅 순 두릅 순 꺾어

살짝 데쳐 먹는 씁쓰름 한 감치는 식감에 

자제하지 못해 배는 만삭이 되고


바지런 떨어 남보다 한발 앞서

먹는 새순 맛에 건강과 행복은 덤.


2020.   0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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