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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책을 떤다

정종명 0 195 0

주책을 떤다


                          고송 정종명 



무심히 세월 따라가 버린 청춘

범털 같았던 모습 어디 가고

병든 개털이 된 현실 앞에서


주름잡던 기억 주마등처럼 떠올라

달달한 푸른 날의 시간에 묶여

우물가에 앉아 숭늉을 찾고


넌 날 잊은지 오래이고 

안중에도 없을 텐데 오지랖 넓어 

색 바랜 추억을 어제 일인 양

부여잡고 주책을 떤다 

남사스러운 줄도 모르고


어지간히 했으면 

덮을 줄도 알아야 체통 세우는데

덜떨어진 아이처럼 보채기만.


2020.   09.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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