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책을 떤다
주책을 떤다
고송 정종명
무심히 세월 따라가 버린 청춘
범털 같았던 모습 어디 가고
병든 개털이 된 현실 앞에서
주름잡던 기억 주마등처럼 떠올라
달달한 푸른 날의 시간에 묶여
우물가에 앉아 숭늉을 찾고
넌 날 잊은지 오래이고
안중에도 없을 텐데 오지랖 넓어
색 바랜 추억을 어제 일인 양
부여잡고 주책을 떤다
남사스러운 줄도 모르고
어지간히 했으면
덮을 줄도 알아야 체통 세우는데
덜떨어진 아이처럼 보채기만.
2020. 09.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