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여가
古松 정종명
시야가 탁 트인 고즈넉한
카페에 앉아 자투리 시간을 뭉갠다
뒷골목 목로주점 같은 향수 어린 곳
구수한 커피 향이 스멀스멀 추억을
끌고 와 난전을 펼친다
잃어버린 시간 뒤돌리려 용을 쏟는
사내 충혈된 눈엔 안개 덮인 새벽녘
풀잎처럼 촉촉이 젖었다
홀로 카페에 앉아 이방인처럼
우두커니 바라본 거리엔 고요의
그림자만, 먼 산 한 폭 수채화에
넋 놓아 보지만 무거운 외로움에
목이 멘다
옛 다방의 매캐한 담배연기 없는
진한 원두 향 세련된 조명 즐기는
여가.
2020. 0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