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느낌
고송 정종명
작은 새처럼 살아온 세월
먹고사는 일 고난의 시절 인연
손발톱이 문질러지도록
아낌없이 희사한 삶
빨리고 퍼주다
뼛속까지 텅 비어 새처럼
하늘을 날 준비에 여염 없는
가벼워야 멀리 날 수 있음을
깨달은 성자의 의지를 보이는 듯
새끼들 길러 숲에 보내고
홀로 남은 둥지
지키기 버거워 떠나는
연습의 날갯짓
하찮은 움직임에도 꺾기고
찢겨 상처투성이
허다한 병원 신세
허허로운 둥지가 무서워
밤잠을 설친다는
떠나고 싶다고
아직도
비린 젖 내음 풋풋한데...
꼭 허공을 날아 보겠다고
여린 작은 새가 되어 가는 느낌.
2020. 0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