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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중심

정종명 0 243 0

무너진 중심


                               古松 정종명



물이 말라 개천의 용 

승천할 수 없게 되었다


마른 바닥을 헤엄쳐 보지만

허우적거리다 망가진 중심

두려움에 움츠리고 망설여

게으름에 얻을 것 적다


무미건조했던 날들

장맛비가 마른 가슴을 

적혀 드는 밤 

도둑괭이처럼 어둠이 

분간할 수 없는 내일로 가는 시간

불현듯 찾아온 회한


내세울 것 없는 미천한 뒤안길

덮으려 끓어 온 검은 장막에

한 생을 숨겨 보지만

어느새 앞서 들어온 비련


아직은 해볼 만하다지만

중심 잃은 뼈대 짚을 지팡이 없는 삶.


2020.   0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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