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중심
무너진 중심
古松 정종명
물이 말라 개천의 용
승천할 수 없게 되었다
마른 바닥을 헤엄쳐 보지만
허우적거리다 망가진 중심
두려움에 움츠리고 망설여
게으름에 얻을 것 적다
무미건조했던 날들
장맛비가 마른 가슴을
적혀 드는 밤
도둑괭이처럼 어둠이
분간할 수 없는 내일로 가는 시간
불현듯 찾아온 회한
내세울 것 없는 미천한 뒤안길
덮으려 끓어 온 검은 장막에
한 생을 숨겨 보지만
어느새 앞서 들어온 비련
아직은 해볼 만하다지만
중심 잃은 뼈대 짚을 지팡이 없는 삶.
2020. 0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