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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지금

정종명 0 234 0

엄마는 지금


                             古松 정종명



고생 끝에 부귀영화 온단 허울 좋은 말 

마냥 좋기만 하지 않는 빛바랜 세월


여럿 자식 빨아먹어 바람든 무 

속같이 구멍 숭숭 실 바람에도

흔들리며 홀로선 엄니의 신음소리

골수까지 주고 허깨비 같은 빈 집

자갈밭에 수레 굴러가듯 요란한

비명에 속수무책 넋 놓고


했던 말하고 또 하고 좋았던 기억보다

얼룩진 상처만 남아 쉬 아물지 못해


노병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가혹해

엉킨 실타래 같은 어둠 속을 헤매고

거머리처럼 빨아먹어 빈 섬이 된

늪에 빠져 헛도는 바퀴 같은


작금의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연히 안갯속을 걷는 엄니.


2020.   0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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