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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맞는 옷

정종명 2 410 0

내 몸에 맞는 옷


                             古松 정종명



잠자리 날개 같은 옷 한 벌 입은

천사가 환상의 꿈결처럼 걷고 있다


크지도 작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추하지도 않는 제 몸에 딱 맞는 옷 한 벌 

입는 게 유일한 원이었는데 어쩌다 아직도 

맞춤 같은 옷을 찾지 못한 아둔한 나그네


숨 막히는 경쟁의 삶 속에 자신을 잃어버리고 산 

세월 꼭꼭 숨어버린 술래를 찾아 방황한 

거리는 셈할 수도 없음을 깨달았을 땐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처럼 왠지 어색한 몰골이었다


내 몸에 맞는 한 벌의 옷을 짓기 위해 수없이 자르고 

기워 만든 옷들 내 것이 아닌 남의 옷뿐이었다

여벌의 옷도 필요치 않는 오직 내 몸에 맞는 한 벌의 옷을 찾아...


정신 차려 바라본 자아는 크지도 작지도 않고 

각진 세상의 모진 풍파를 받아낸 석상처럼 서있다


거추장스럽지도 화려하지도 않고

내 몸에 딱 맞는 옷 한 벌 어디에.


2020.   07.   15.

2 Comments
윤석진 2020.07.15 17:50  
옷 한 벌
걸치지 않고 바다에 누워
.
.
날씨가 많이 더워서요

늘 감사드립니다.
조만희 2020.07.17 09:54  
시인님의 시향에
잠시 쉬었다 갑니다
언제나 향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