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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아라

정종명 0 271 1

산이 좋아라


                             古松 정종명



오늘도 일찌감치 산으로 향합니다


언제나 그곳에서 듬직하게 서

있는 그 묵직함에 마음이 끌리고

바람 앞에 촛불처럼 흔들리지도

내 칭얼 거림 다 받아 주고

알프스나 히말라야는 아니라도 

나직한 동네 뒷산 이어도 좋아라


이제 막 치장을 시작한 너의 얼굴에

마음 홀려 현기증을 느끼며...


어디론가 훌쩍 떠나 혼자 있고 싶은 날은 

너의 품에 안기면  편안함에 반하고, 

너의 정수리에 올라 서면 꽉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린 시원함 

눈앞에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광은 덤, 

너의 넓고 펑퍼짐한 몸매가 주는 안도감을 사랑하네


울퉁불퉁한 건육 사이로 흐르는 혈에

때묻은 마음 헹구어 다듬질하고


너의 폭신한 속살을 발끝에 느끼며 

작은 새들이 주억거리는 노래, 

너의 허파가 뿜어내는 맑은 공기를

가슴 가득 채워 삭막함에 병든 몸에

약을 들이켜고


어둠살 내린 밤 하루의 고된 짐

내려놓고 너의 팔을 베고 눕는다.


2020.   04.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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