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잎의 추억]
[댓잎의 추억]
가리산 산허리
마을로 내려와 기웃대던 운무 대숲을 휘감고
여우비 전설이 무지개다리 걸어놓는다
한 뼘씩 키우던 유년의 꿈이
죽순처럼 웃자라 키 재기 하다 오일장 나선다
경운기가 달리던 다리 밑
아버지의 장난이 물수제비 띄우고
첨벙첨범 물결을 일으킨다
다슬기 줍던 오누이의 따듯한 미소
손 내미던 막내
개울가 멱 감던 동네 개구쟁이들
새털구름으로 알몸 가리고
노을빛 파고들어 옛 이야기 풀어놓는다
중년의 여인이 댓잎 위 하얗게 쌓인 겨울을 껴안는다
낙동강 물줄기 따라
팽나무 벚나무는 여전히 반기는데
뒷산 댓잎 소리만 숨을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