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
[나의 서재]
햇살이 먼저 발도장 찍는다
서너 평 공간에 상상을 끌어안고 앉는다
책들이 가지런한 서재
커피향이 그윽하다
하루를 여러 조각으로 쪼개어
책상 위에 나열하고
하얀 백지 위에 무엇을 그릴까
창 너머 풍경을 마주하다
무심코 넘긴 책장 속 눈에 들어오는 언어들
지난 계절이 무음으로 번지다가
여러 색채로 조바심을 낸다
쪽창으로 바라본 넓은 마당
초겨울 스산함이
플라스틱 다라에 살얼음을 얹는다
서재 밖 풍경
산책에서 돌아오는 옆집 부부의 느낌도 그리다 말고
의자 등받이에 기댄다
마가목 열매를 붉게 색칠하고
구절초 꽃잎 한 장 그리니 음악이 바닥에 깔린다
우왕좌왕 시가 기웃거리다 돌아가는
나의 서재
노트 위에 덧칠한 감정이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