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

                                      황교찬

온누리에 내리는 보슬비는

갈증 심한 대지의 생명을 숨 쉬게하고

활짝 기지개를 켜게 합니다

초록의 나무들은 바람에 춤추며

내리는 비를 적시며 맑고 선명한 색을

자랑하고

나날이 찾아오는 심술쟁이 불청객

먼지도 한순간 자취를 감추니

마음속 유랑하는 검은 구름도

보슬비 되어 내립니다

천지 간에 고운 일이 이곳저곳 펼쳐지니

어찌 조화롭고 고맙지 않은가요

멀리 있어볼 수 없는 추억속

아른아른 그리운 얼굴들

한들한들 비 오는 날 상상의 나래는

더 커지고 많아지고 깊어져

수많은 얼굴들은 파도 처럼 밀려와

내 곁에 서성이며 눈 맞춤하니

은은한 미소는 하나 둘 추억이야기로

바뀐 은하수별 되어 속삭임은

반짝반짝 빛으로 퍼져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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