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한의 하루
(망중한의 하루)
황교찬
마음속 환경에 수분이 고갈되어
푸른 대지는 메마른 땅으로 탈바꿈되었네
맑고 선선한 소슬바람 불어오는 날
대자연을 찾아 심신을 맡겼더니
동공 속에 한가득 들어오는 것은
드넓은 검푸른 바다인데
저 멀리 아스라이 긴 수평선은
나를 환영하며 오라는듯 손짓을 하네
쉼없이 달려오는 파도는 옛이야기 싣고
찰방찰방 소리 내며 거품을 머금고 내 앞에 내려놓으니
오르락 내리락 갈매기는 합창을 하고
파도는 옛이야기 귓전에 전해주고
나는 반가움의 박수를 보내니
바다에 향연이 펼쳐지는구나
마음속 환경에 수분은 더 충만 해지고
메마른 땅은 더 푸른 대지로 탈바꿈되었네
네 벗이 몇인가 하니
바다와 파도와 갈매기로 셋이나 더 늘었구나
망중한의 하루가 이만하여 행복하니
무릉도원이 어디에 또 있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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