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행
(동 행)
황교찬
인생길 걸으며 문득 하늘을 바라보다
산모퉁이를 돌아가니 푸른 바다의
부채 길이 동공을 확장 시키는구나
한 걸음 두 걸음 걷다가 나 한 걸음
그대 한 걸음 발자국이 맞아
동행이 되었습니다
하얀 파도는 태곳적 이야기 가득 싣고
다가와 귓전에 내려놓고
갈매기는 환영의 합창을 하니
걷는 걸음 사뿐사뿐하여 아스라이 먼 풍경은
차츰차츰 밝게 다가옵니다
그대 와 나 지난 세월 추억의 옥구슬이
스르르 굴러나온 우리는 그 반짝임은
이야기로 바뀌어 푸른 바다에
퍼져 나갑니다
얼씨구 우연한 일이로다
절씨구 행복한 일이로다
먼 풍경을 눈앞에 마주하며
부채길은 짧기만 한데
해걸음은 낙하하고
어두움이 내앞에 장막을 내리니
인생길 우연한 동행은
추억 속에 옥구슬이 하나 더 꿰어지고
하루 해는 더욱더 짧기만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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