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728
어제
620
최대
3,402
전체
954,626

산촌의 봄

박성렬 1 661 0

제목 : 산촌의 봄


                                  동녕헌 박성렬


눈 덮인 두메산골

외딴 곳 양달에 

한가로운 초가 한 채

하얀 연기를 타고

가난한 인심이 피어난다.


앞산 굽은 소나무 가지 위로

아침 해가 솟아오르면

겨우내 장독대 옆에서

가문의 장맛을 지켜주던

매화는 엉겁결에 꽃망울을 터뜨린다.


솔가지 끝에 걸려

마냥 앙탈부리던 

겨울의 끝자락도

꽃망울 터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

저 멀리 산 너머로 꼬리를 감춘다.


수줍움 머금은 아낙은

부엌에서 밥을 짓고

함박웃음 띤 사내는 

뒤뜰에서 장작을 패는데

선잠 깬 아이는 

매화나무 아래서 비질을 한다.


아무렴

산촌의 봄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언제나 이렇게 오나 보다.

1 Comments
박성렬 2020.04.08 20:09  
산촌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