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이를 위하여
제목 : 그리운 이를 위하여
동녕헌 박성렬
긴 나절 온 누리에
하염없이 봄비가 내리고
인적이 드문 절간에선
풍경소리조차 경계하듯
무거운 적막이
내 영혼을 사로잡더라도
마음 속 그리운 이를 위하여
오늘 하루
시를 짓고 차를 끓이게 하소서.
그대 머물고 있는 작은 방
창가에로 까치발로 다가가선
가슴 속에 스며드는
설렘을 애써 감추며
네 삶의 한 조각과
우연의 만남이 될지라도
마음 속 그리운 이를 위하여
오늘 하루
미소를 지으며 그대를 맞이하게 하소서.
원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내려 놓고선
지난 시간을 반추하고
책갈피 속에 고이 접어둔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마음 속 그리운 이를 위하여
오늘 하루
하나는 외로워 둘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