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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원성일 2 1163 0

겨울나무


        원성일





시를 쓰는 날과 계절이 지나가는 자리에  

상상과 현실의 가지를 드리운다

오후의 햇살 틈으로 투명한 바람은 머물다 고이고 

초록 푸른 날들이 하나 둘씩 떨어지고

떨어진 잎새마다 뒹구는 보고픈 얼굴들

눈 떠 보면

이름을 잃은 행인들이 무척추동물처럼 검은 마스크를 하고  지나간다

안스러운 마음에 뺃고 가는 숨을 가늠하면

사는게 힘들다는 말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절로 나오는 말

한 때는 

일곱개의 칠성초를 밝히며 직립의 꿈도 꾸었을  나무들

가만히 들여다보면 불빛에 환희 어리는 모습들

앞모습은 밝으나 뒷모습은 어두워

고요와 침묵 속에 별빛이 내려와 앉는다


이겨내야 한다


2021.1.9.

2 Comments
겨울이 오면 봄도 머지않으리
오스카 와일드는 '고난은 하나의 긴 순간이다'라고 말했다지요
배독합니다
원성일 2021.01.19 04:22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