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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의 한잔 커피

원성일 0 684 1

부산 해운대의 한 잔 커피

                           

                           원성일




그윽한 느낌  담은 

커피 한 잔 생각에  

부산 해운대로 

한 시간 달려서  

백사장에 도착하니

늦은 시간 아베크족들 

서로 어깨 기대고 

손 마주 잡고 

요점 정리된 플랭카드처럼 

펄럭이다 

도심의 불빛 속으로 

삼삼오오 사라진다

하늘엔 

보름같은 달이 떠 있고

발 아래엔

금모래빛 백사장의 접지선으로

긴 한숨  토해내며 

하얀 포말로 밀려왔다 밀려 가는 파도

바람은 내밀한 언어로 귓가를 간지럽히고 

백사장 뒷편 

길게  늘어선 송림 안의  옅은 어둠은

끈끈한 습도

알알이 맺히는 폭염 속에 

말없이 돌아서고

때 늦은 오춘기 소년은

상상의 나래 펼쳐 

저 수평선 너머로 

날아간다.


2016.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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