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2012 (남해에서)
자화상 2012.(남해에서)
~2012년3월3일~
바다에 가 보았지
은비늘 일렁이는 물결 위에
쏟아져 내리는
빛들의 웃음 소리
근육질의 우람한 바람은
환호하는 빛을 품에 안고
은빛과 청빛으로
춤 추고 있었지.
바다에 가 보았지
칼 쥔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려가는
모래알
자갈들
부딪치고 부딪쳐서 멍들어가는 바위들
시간은 어둠을 방품림처럼 에워싸고
나는 그 안에 갇혀 버렸네
그리곤, 눈 먼 연주자의 줄 끊어진 악기처럼
침묵에 휩싸여 바다 위를 떠다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