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의 꿀꿀이죽
[한겨울의 꿀꿀이죽] 청담 강신철
배고파 우짖을 때 그 시절 구루마 실린
죽 한 그릇 긴 밤 채울 허기진 뱃속
달래려 한다
감자 고구마 밀가루 지짐이 부침질하던
어머니 보고파 울고 싶을 때 헤어진
검정 고무신 그 삶이 얄궂다 어이할까
뚫어진 양말 한 켤레 바느질 꿰어준
어머니 마음 피로해 보이던 아버지
가슴에 눈물이 말라보였으니
저무는 해 그 속에 있다 하거늘
그 슬픔 누가 탓하리오. 배 고프면
잠도 안 온다 하니 메이리 밤이 긴 걸까
숱한 나날들을 거듭해 오건만
가슴 아파 가늠치 못한다 하네
내일에 찾아올 꿀꿀이 구루마 죽장 수
한 잎 동전 십 환짜리 종이돈 가슴에
품었으니 설탕보다 더 달은 꿀꿀이
죽 냄새 꿈에서라도 한 번 더 맛볼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