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08
어제
682
최대
3,402
전체
951,598

한겨울의 꿀꿀이죽

강신철 0 407 0

[한겨울의 꿀꿀이죽] 청담 강신철


배고파 우짖을 때 그 시절 구루마 실린

죽 한 그릇 긴 밤 채울 허기진 뱃속

달래려 한다


감자 고구마 밀가루 지짐이 부침질하던

어머니 보고파 울고 싶을 때 헤어진

검정 고무신 그 삶이 얄궂다 어이할까


뚫어진 양말 한 켤레 바느질 꿰어준

어머니 마음 피로해 보이던 아버지

가슴에 눈물이 말라보였으니


저무는 해 그 속에 있다 하거늘

그 슬픔 누가 탓하리오. 배 고프면

잠도 안 온다 하니 메이리 밤이 긴 걸까


숱한 나날들을 거듭해 오건만

가슴 아파 가늠치 못한다 하네

내일에 찾아올 꿀꿀이 구루마 죽장 수


한 잎 동전 십 환짜리 종이돈 가슴에

품었으니 설탕보다 더 달은 꿀꿀이

죽 냄새 꿈에서라도 한 번 더 맛볼까 하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