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목
[비목] 청담 강신철
맹풍열우 몰아치니 새들도 근심하여
슬피 우느냐 바람이 잦으니
초목도 즐거이 싱그러우면 보인다
태양처럼 밝음이 보석 같다 하거늘
고결과 온유를 찾아보기 어렵네
높은 곳 깊고 넓음을 포옹하여 품으나
잔잔한 첫사랑 매이지 않아
아침이슬 같아 보이니
슬프고 애달파 오장이 얽히매
언덕에 헤매는 속인이로다
맨몸으로 보내니 급하다 아니 말할 수
있겠냐마는
금석 되는 날 족함이 아닌가 하네
인정이 두터워 마음헤이치 못함이
명산 아래 샘 없이 자란 소나무 같고
비목 되어 홀연히 밤을 지새우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