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깊이를 아는가
[바람도 깊이를 아는가] 청담 강신철
바람 따라 훠이훠이 봄바람 실랑이고
한 폭의 정념과 열기 다 식히지 못해
하얀 눈길 속 순결과 같이
살포시 나들이 나왔네
바람은 외진 곳 산모퉁이만 부는가 싶더니 노송 사이 깊숙한 곳
스미어 스쳐만 가고
스스럼없이 고운 마음 눈웃음
선율처럼 고운 바람이었으니
스쳤느냐는 바람도 어진 마음 어찌 핑계라 할까
연약한 풀잎 한 조각 밑 뿌리마저 캐본들
깊은 사연 알까 하다만 자연도 조마로움 지니고 있거늘
바위 사이 비집고 나온 잡풀들도
깊이를 깨달아 성군처럼 장성하여
돋아 나보니 바람도 호탕을 부러워
하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