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새
어미 새
인연/ 김영주
어머니 닮은 태양은
잔주름 접힌 내 이마에 손 얹고
붉은 눈물 흘린다
거친 손끝에서 떨고 있는 사랑
생전의 모습 생생한데
이미 떠나버린 옥체
꽃잎 거울삼아 단장하신 한복 자락
어성초 물든 소녀의 애틋한 젊은 미소
가는 세월에 훌훌 털어
별 무리 바라보며 얼마나 울었을까
작은 가슴 멍들 때
아장아장 걷는 자식 상처 또 묻어가며
땅거미 밟고 흘린 눈물 샘물에 떨궈
이밥 한 톨 물려 주신 사랑 그리워라
어머니도 봄을 좋아했을까
얼어붙은 자락 답답했으려나
묻힌 땅 뜸 도는 봄
굽은 등줄기 마디마디 꽃 피워 날 부른다
유난히 곱고 화사한 뫼 산
찾아드는 새소리에 섞여 나온 귀에 익은 목소리
꽃 같은 딸과 나비 같은 아들 찾는
그 새를 어미 새라 불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