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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봄

김영주 0 274 0



 

                희망의 봄

 

                                          김영주

 

아 가을

가을은 삶의 종착역인가

중후한 인생의  꽃이라면

볕 잘 드는 언덕에 설중매로 피어 볼 텐데

 

산화된 조각은

돌아올 수 없는 강물에 휩쓸리다

내리는 어둠 껴입는 안개로 피려나

시린 피부에 찬 서리 영글고

 

잃어버린 내 모습은

저 하늘에 별이라도 되었을까

먼저 떨어진 낙엽 위에

선홍빛 감도는 작은 소망

주체할 수 없는 벅참은 하얀 길을 밟고

 

풀뿌리 잡고 버틴 인고함

죽은 가지의 눈이 되어

소생하는 생 옆의 찬란한 꿈을 꾸며

언 땅 위에 심어놓은 심연

홍화의 향기로 날리는 봄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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