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보름달
인연/김영주
춘삼월 어느 날
멍멍이 우는 아침
풀빛 밝고 날아든 바람이 웃는 눈길에
채 떠나지 못한
그리움일까
허허한 마음 달래던 감나무는
손톱 달 묶어두고 초록 잠 깬다
비워내는 만큼 커지는 흰 빛
나도 그 무리의 빛으로
하늘에서 늙는다
투정 한번 하지 않고
모든 사물과 생명의 어머니처럼
묵묵히 바라보던 눈 노란 빛을 띠며
희끗희끗한 상흔 채우다
우주의 법도를 알까
시절의 시간 자연의 순리
그 약속을 지키려 감내한 고통
숙명의 보름달로 황혼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