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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고랑의 함성

김영주 0 526 0

     4월 고랑의 함성

               인연/ 김영주

4월의 신록은 노래 부른다
가지 끝에 찾아온 연둣빛 향수
가난했던 그림자 들치는 텃밭에
잇몸 드러낸 비음 청아하게 울린다

달빛 받는 고랑에 여인의 꽃이 핀다
글 읽는 삼경까지 곁에 머물며
가야금 켜는 마디에 물장구치는 이슬
애틋하게 눈 뜨는 꽃 거울 만진다

꿈속에서 본 미색
마중 나온 낮달에 이끌려
영롱한 눈빛은 고랑에 심고
찢긴 버선발 한 맺힌 잡초만 무성하여
동트는 아침 애환의 호미로 헤집는다

환향녀의 한이 묻혀 오열했던 지난 세월
삶의 종자 흙에 치대 울었으랴
환영의 햇살 한 줌과 바람 한 보자기로 떠돌다
고랑의 씨앗으로 눕는다

저편에서 보고 있을까
비단옷을 입혀 보리라 뒤집힌 흙 뿌리에
발가락 심고 손가락으로 덮어
썩어 문들이진 뼛조각에
살굿빛 피부 돋아나길 물 한 조리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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