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봄
희망의 봄
김영주
아 가을
가을은 삶의 종착역인가
중후한 인생의 꽃이라면
볕 잘 드는 언덕에 설중매로 피어 볼 텐데
산화된 조각은
돌아올 수 없는 강물에 휩쓸리다
내리는 어둠 껴입는 안개로 피려나
시린 피부에 찬 서리 영글고
잃어버린 내 모습은
저 하늘에 별이라도 되었을까
먼저 떨어진 낙엽 위에
선홍빛 감도는 작은 소망
주체할 수 없는 벅참은 하얀 길을 밟고
풀뿌리 잡고 버틴 인고함
죽은 가지의 눈이 되어
소생하는 생 옆의 찬란한 꿈을 꾸며
언 땅 위에 심어놓은 심연
홍화의 향기로 날리는 봄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