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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김영주 1 811 0

           보름달


                  인연/김영주


춘삼월 어느 날

멍멍이 우는 아침

풀빛 밝고 날아든 바람이 웃는 눈길에


채 떠나지 못한

그리움일까

허허한 마음 달래던 감나무는

손톱 달 묶어두고 초록 잠 깬다


비워내는 만큼 커지는 흰 빛

나도 그 무리의 빛으로

하늘에서 늙는다


투정 한번 하지 않고

모든 사물과 생명의 어머니처럼

묵묵히 바라보던 눈 노란 빛을 띠며

희끗희끗한 상흔 채우다


우주의 법도를 알까

시절의 시간 자연의 순리

그 약속을 지키려 감내한 고통

숙명의 보름달로 황혼을 맞이한다






1 Comments
조만희 2020.04.08 06:18  
옥고에 마음 내려놓고 갑니다
상흔마저도 사랑하는 아름다운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