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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달

김영주 1 687 0
         손톱 달

             인연/ 김영주

반쯤 구부러진 내 허리로는
반달 같은 오르막 걷기 힘들고
보름달 빠진 강가에
보리수나무 심어준 여름의 깊은 소리

별은 풀잎에 노니는
당신의 꽃을 따고
봉숭아 꽃물 찌어 물든 약속
살갗의 상흔보다 오랜 사랑
작은 손톱에 남은 반 달은 인생의 증표

푸른 강에 흐르는 물처럼 순수한 빛
스스로 땟물 씻어내는 조약돌
꿈이 있는 곳에 모여든 물고기처럼
사랑의 진실은 자연에서 익는다

산마루에 점심은 누가 먹었을까
향수에 젖은 나물무침 추억 같고
고향의 반달은 오르기 힘들지만
맛을 풍기는 당신의 숨은
격하게 흐르는 시냇물 같아라




 

1 Comments
윤석진 2020.06.01 22:35  
작은 손톱에 남은
인생의 증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