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이름으로
장미란 이름으로
인연/ 김영주
가시 돋은 꽃이 말을 한다
내면의 힘은 성난 군자도 웃게 하고
마른 나무에 꽃을 피운다고
살갗에 묻은 애상 푸른 빛에 씻겨진 몸
숭고한 여백에 초록 잎 한 장
모진 세월의 동무처럼
새도록 한 길섶에 핀 열정의 달빛
팔짱 낀 너와 나처럼 수련하구나
겹겹이 쌓인 홍조의 감청
동짓달 팥죽처럼 붉은 꿈
여각의 분 내음 청중 붓끝에
순정 피워 냈으랴
모진 풍파에 견뎌온 가시 위에
올 곳은 성품 절개 있는 지조
고독한 삶의 등불처럼
활활 타는 아침을 깨운다
뽀송뽀송한 미간에 흐르는 옥구슬
탱탱한 살갗에 핀 촉촉한 입술
야생화의 애환 달래는
오월의 꽃으로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