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의 심장 시가 연에 다녀와서
인사동의 심장 시가 연에 다녀와서
인연/ 김영주
천년 세월의 성곽 아래
시절을 부르다 부서지는 낙엽처럼
만세 소리 보듬고 묻힌 그곳
자유의 눈물 닦던 태극기의 혼은
성벽에 끼워져 문장이 되었으랴
선열들의 목청 깎여 다져진 땅
호롱불 넘어져 타버린 초가삼간
애완의 등 밟고 걷는 마음 무겁지만
인생의 맛 숨 쉬는 문화의 거리
그곳은 시와 연극 음악과 사랑
늙지 않는 젊음이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인연들의 발자취 보듬는 계단 푹신하고
기록문으로 웃는 선배님들의 삶에 숙연하며
높낮이 없는 아늑한 공간
어울림이 노래가 되고 시가 되어
낭송가의 음색으로 옷을 입고
열연하는 배우의 몸짓에 행복한 눈물
서려 있는 고향이다
계절마다 들치는 향기로
또 하나의 계단을 놓고
스스럼없는 인연들의 옷깃으로
먹물 갈아 적은 서적들은 반듯한 인성
세월의 흔적은 책을 읽다
찻잔에 담긴 연극을 마시며
속울음의 음악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