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눈 위에 적는다
오월 눈 위에 적는다
인연/김영주
오월의 푸름은
첫발 떼는 순수한 옹알이로 부르는
동요처럼 청아하다
바다향 같은 풀빛으로 환호한다
맑고 청순한 잎새
홀로서기의 두려움은
여린 순결에 뛰는 도약 이려는가
연둣빛의 갈증은 하늘마저 삼킨다
태양은 그들의 숲 훔쳐보다
한 나무의 그늘이 되고
서늘한 바람에 식은 광합성의 삶
섧게 울다 떠나는 기러기 따라 비상한다
감미롭게 부서지는 바람의 날개에
하얀 집 흔들린다
새털구름 내려앉은 숲인 줄 알았건만
저 군락은 하얀 눈 쌓인 정상이다
오월의 눈은 신록의 마음처럼 눈부시고
깊은 고심 끝에 반짝이는 과거
레 투사의 눈꽃 위에
한 새 상의 연필 깎아 천천히 적어두면
매미가 읽는 중년은 토실한 열매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