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붓이여
5월의 붓이여
인연/김영주
내 날개에서 자라지 못한 깃털은
꽃 진자리 연푸른 사내 찾아
민들레 홀씨 품고
훠이훠이 날아가네
문풍지로 접힌 학의 꼬리는
하늘에 글을 적는데
갓 품어 낸 깃털은
눈물에 젖어 먹물 삼키지 못하니
서려 있는 한 붉어져
장미 정원에 넋으로 환생해
뫼 산에 흩어지는 사실의 봄을
섧게 배웅하는 5월의 여인이여
굽히지 않는 햇살도
차가운 음지의 땅에 누워
꽃을 피우지 않는가
다 잡지 못한 마음에
여인의 붓 춤추는 5월의 하늘이여
잠시 들렀다 가는
사내의 일심 받아 주셔
하루의 달을 품고 일 년의 하늘 보며
천년의 사랑 그려내는 붓으로 남게 해 주소서
젖은 눈물 파도치고
멍울진 가슴에 도라지꽃 피면
한 백 년 살자던 하늘의 웃음은
삼배 뿌리 흔들며 한 많은 민요 토설하는
5월의 여인으로 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