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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남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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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남자니


/ 門下



가녀린 실잠자리

봄볕에 실눈 뜰 적에

시냇가 버들강아지 심쿵한 마음

곁눈질 해대고


훤한 달밤에

부엉새 울음 고요를 가를 때

뜬눈으로 뒤척이던 아기씨

이불을 걷어붙인다


별님이 초롱한 늦은 시각

밤하늘은 이슬방울 주어 모으고

똑딱똑딱 아기씨 발걸음에

부엉이 눈동자 커져만 가는데


둥구나무 아래 사는 길동이

몽정하다 벌떡 일어나

가녀린 콧노래에 낯을 가린다


비몽사몽 눈을 껌뻑 

껌뻑이다가 파자마 바람에 

뛰쳐나와 수줍어하는 길동이 보고

눈가에 이슬 붙이던 아기씨


야 이 바보야 

너만 남자니 나도 여자야

길동이 몽정 소리 들었나 보다

1 Comments
윤석진 2020.05.10 21:43  
너만 여자니
나도 남자다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