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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가을 홍당무

정구화 0 434 0

그 해 가을 홍당무


/ 門下


어제 난 문득

지난 시간 속 얼굴이 떠올라

밤새껏 뒤척였어


단풍나무들 사이에 서서

잎새에 얼굴을 묻고

셀카놀이에 빠져있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지


고운 얼굴

잎새에 대고 찍으면

홍당무로 변할 수 있으니

내가 예쁘게 찍어 주겠노라고,,,


흔쾌히 승낙을 받고

서너 발자국 물러나 예쁜 포즈

여러 장 찍다 보니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지 뭐야


에라 모르겠다

용기를 내서 넌지시 말을 건넸어

예쁜 얼굴이 담긴 사진에

내 얼굴도 살짝 넣으면 안 되겠냐고,,


미꾸라지가 용이 된다는 말

그제서야 비로소 알았어

시간이 저만치 흘러간 지금

추억을 꺼내 들여다보고 깜짝 놀랬어


천사 같은 그녀 얼굴 옆에

홍당무가 한 토막 떡하니 서있지 뭐야

그래도 그때가 어찌나 좋았는지

오늘 밤도 날 샐 것 같아


******

님의 香氣

/ 門下

가신 님 그리움에 빈 밤을 지새우네

떠난 님 보고픔에 별빛을 헤아리네

동산에 떠오른 달빛 님 보는 듯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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