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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라는 이름

정구화 0 497 0

그대라는 이름


/ 門下


그대라는 두 글자

생각만 해도 심장이 덜컹거리고

떠오를 때마다 그저 좋은

왠지 낯설지가 않아 그냥 좋다


물안개 피어나는 호수

카페 창가에 앉아 연잎을 타고

구르는 물방울에 잠긴 그대를 보며

차 한잔 나누고 싶은 심정


비워진 찻잔에

따뜻한 정을 채우고

입안 가득 담긴 찻집의 향기

물안개에 적시며

둘레길에 낭만을 새겨놓고픈 그대


억새처럼

야무지고 무뚝뚝해도 좋고

갈대처럼 나긋나긋

여린 표정을 지어도 좋은 그대


언젠가 실타래를 끊고

사라질지라도 지금 내게 그대는

풀잎에 내려앉은 이슬이요

능수버들 타고 흐르는 달빛이라


언제 봐도 좋은 그대

내 두 눈가에 당신의 실루엣이라도

머무는 날엔 내 맘 달무리에 젖어

이 밤 잠 못 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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