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보름달
한가위 보름달
/ 門下
동산 위에
솔가지들을 비집고 우람하게
떠오르는 둥근달
물레방앗간에서
곱게 빻은 귀한 찹쌀가루를
대청마루에 앉아
찰지게 버무리시는 어머님
개울을 건넌
달빛이 마룻바닥에 앉아
빚은 송편 맛을 보려나
어머님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놓으려 하지 않는구나
마당 위를 나는
수많은 반딧불이처럼 빛나는
별빛을 감싸 안은 보름달
둥근 달을 중심으로
긴 밧줄 타고 내려오는 별똥별들이
조상님들의 풍년 넋을 달래준다
내 여린 몸이
어머님의 궁전 속에 머무는 듯
만삭의 만월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