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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가로등

정구화 0 434 0

비에 젖은 가로등


/ 門下



바람마저 잠재우는

먹구름 밀려들던 어느 날

달빛에 가린 별빛마저 삼켜버린

적막한 공원 


어둠에 묻힌 외딴 들녘

호수 공원 벤치마다

청춘들의 리얼했던 애정 드라마

얼룩만 남겨지고


비에 젖은 가로등은

찾아든 외로움을 몰래 감추려

남몰래 고개를 떨구는구나


호숫가에 노닐던

철새들 스치듯 낮은 비행으로

어둠 속을 내달리고


그림 그리듯 유영하던

은빛 비단잉어 수초에 기대어

꿈길을 걷고 있네


줄지어 내린 이슬비는

홀로 외로이 남겨진 가로등을

구슬프게 울려놓고


흘러내린 두 눈물은

차갑게 식어버린 빈자리마다

흠뻑 적시는구나


가로등은 뉘가 달래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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