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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풀씨

정구화 0 387 0

희망의 풀씨

/ 門下


눈을 떠보니
사방이
척박하기 이를 때 없는
불모지였다

망막하다
이대로 돌아갈 순 없다
내 손엔
석 달 치 양식이 전부

내가 이곳을
빠져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석 달 보름
선택에 여지가 없다

그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가
서두르면 살아나갈 수 없다
침착하자였다

그가 한참 후
입을 연다
풀 한 포기라도 있는 곳에
물이 있다는 것

밤이면 찾아오던
공포와 두려움 따위를
잊은지 오래
찾아야 내가 산다

얼마나 지났을까
낮과 밤이 없는 어둠뿐인
지하 깊숙한 곳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천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풀씨를 살리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물을 그토록 찾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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