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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四季)

정구화 0 379 0

사계 (四季)


/ 門下



화사한 봄볕에

물들인 수줍은 봄처녀

화원에 앉아

향기에 바람 일고


여름 뙤약볕

양산 아래 떨군 고갯길

소낙비에

온몸을 적신다


불어드는

스산한 갈바람에

날망 언덕 스카프 휘날려

억새 바람 일으키고


하얀 입술

흐느적대던 강변 갈대

소곤대는 별밤

강나루에 제 몸 뉜다


파란 하늘

뜨거운 단풍에 타던 가슴

가랑잎에 젖어

계절을 잊혀 가고


위풍 찬바람 속

아궁이에 성냥을 그어댄 채

쓸쓸히 강변로를 걷는

하얀 눈사람


감나무 아래

장독 위 차디찬 눈발에

슬픈 표정 짓는

부뚜막 강아지가 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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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G8hsCd4lH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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