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의 강
平穩(평온)의 江
/ 門下
줄었다 늘었다
이 구석 저 구석 꼼꼼히 살펴
젖은 몸 말려도 주고
마른 몸 적셔도 주는 강물
제 갈 길 향해 흐르다
그냥은 못 간다고
알고는 그냥 못 가겠다고
작은 풀씨라도 모른 체
지나치지 못하겠노라고
누누이 다짐하며 흐르는 강
정을 실은 강
아름다운 맘씨를 지닌 강
생명을 품은 강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강
나눔을 간직한 강
강은 역사의 주연급 역할을
똑똑히 하고 있다
보라 저 강물을,
곱게 물든 나뭇잎이 찾아와
햇살 드리운 강물에
채색하는 화가들의 모습을,
떠가는 길을 빛내주고
모래 알갱이 뒹굴어 대는
낮은 여울의
헤아리지 못한 깊고 푸름을,,,
강으로 하여금
온누리에 싹을 틔운 생명들
제 할 일 마치고
정처 없이 흐르는 강
강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