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기 전에 나를 사랑하자
늦기 전에 나를 사랑하자
/ 門下
색깔도 모르고
유행을 역행하며 지내온 시간
식지 않은 질긴 생명 뜨거운 갈망
종착역을 우회할 수 없다면,,,
수직선상에 놓여
태양이 질 때 슬그머니 찾는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어둠
벽에 붙어 째깍 되는 소리에 맞춰
여기저기 흩어진 조각들을
이어붙였다 떼느라
쓰지 못하고 방치한 시간
더 이상 잇지 못하고
갈수록 줄어들기만 하는 모형들
갖가지 물질에 깃든 발광체는
기능 쇠퇴로 산화되고 퇴화되어
열매 없는 꽃을 피운다
지금껏 넘긴 시간 중에
내가 진정 나를 사랑한 시간은
몇 퍼센트나 될까
안갯속에 가려진 의문일 뿐
긴 시간 방치된 내 모습
예고 없이 덜컹대는 심장 가라앉혀
짜깁기를 해도 시원찮은 몸
늦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시든 꽃이라도 탁본을 떠야 할까
이젠 나 자신을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