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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낭자의 순정

정구화 1 719 1

달빛 낭자의 순정


/ 門下


붉은 장미

노을빛에 시들어갈 적에

어둠 속 작은 희망 초승 달빛은

소년의 마음을 흔들고


붉은 천 바람에 날려

제 얼굴 반쯤 드러난 상현 낭자

햇솔잎 무성하게 자란

누각에 앉아 풀피리 부네


남산에 떠오른

보름달빛 속에 갇혀 춤을 추는

소년과 상현 낭자의 애정

밤을 지새고 있건마는


새벽하늘 민낯 속삭임에

검은 천으로 얼굴 가린 하현 낭자

설익은 꽃송이 낮달 되어

쫓기듯 떠난 밤을 그리워하네


상현 낭자의

애달픈 피리 소리에

흐릿한 기억만을 남겨둔 그믐달

낯빛에 속눈썹 젖는구나

1 Comments
조만희 2021.09.14 21:03  
고운 시향에 젖어봅니다
향필하세요